위와 같은 적대적인 국내외 정세 속에서 북한은 러시아혁명의 전야에 레닌이 물었던 질문―“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?”―을 되씹어야만 했으리라. 사적 유물론과 반(미)제국주의를 한 축으로 하고 주체사상과 민족제일주의를 다른 축으로 하여 구축되었던 역사관과 세계사인식은 북한체제의 생존을 보장해 줄 것인가? 미국패권주의가 주도하는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북한은 이데올로기적 좌표조정 혹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?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북한지배층과 인민들은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? 이런 실존적인 물음에 대한 고뇌의 선택들이《신 역사사전》의 두터운 갈피마다 숨어있는 것이다.